심정수 (Shim Jeong-soo) – OF, 대한민국
KBO 역사상 가장 완벽했던 2003년의 지배자. 그의 홈런은 가장 높이 쏘아 올린 불꽃이었고, 그의 은퇴는 가장 아쉬운 재가 되었다
전체 이름: 심정수 (沈正洙, Shim Jeong-soo)
국적: 대한민국
종목: 야구 (외야수)
별명: 헤라클레스, 소년장사, 심봉사
생년월일: 1975년 5월 5일
신체: 183cm
주요 소속팀: OB/두산 베어스,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 스타일 요약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처럼, KBO에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압도적인 파워의 소유자였다.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는 '어퍼 스윙'으로, 잠실구장 가장 높은 곳을 맞힐 정도의 괴력을 자랑했다.
전성기 시절, 단순히 홈런만 많은 '공갈포'가 아닌, 3할이 넘는 타율과 리그 1위의 출루율을 겸비한 '지능적인 슬러거'였다.
강한 어깨와 준수한 수비력까지 갖춰, 3번의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공수겸장 선수였다.
핵심 커리어 하이라이트
2003년 전설의 시즌: 53홈런, 142타점, 타율 .335, 출루율 .478, 장타율 .720이라는, KBO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단일 시즌 공격 스탯 중 하나를 기록했다.
이승엽과의 홈런 레이스: 2002년(46홈런)과 2003년(53홈런), '국민타자' 이승엽과 펼친 두 시즌간의 홈런 경쟁은 KBO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드라마였다.
두 왕조의 주역: 1995년 OB 베어스의 우승과, 2003년, 2004년 현대 유니콘스의 2연패를 이끈 '우승 복덩이'였다.
기록적인 FA 계약: 2004년 시즌 후, 당시 역대 최고액이었던 4년 60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을 맺었다.
비운의 천재: 찬란했던 전성기 이후, 고질적인 무릎과 어깨 부상으로 인해 33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해야 했던 비운의 슬러거다.
헤라클레스, 가장 완벽한 불꽃을 피우다
어떤 선수는 긴 시간 꾸준한 빛을 내뿜는다. 하지만 어떤 선수는 단 한순간, 모든 것을 불태워 세상이 본 적 없는 가장 찬란한 빛을 뿜어낸다.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단연코 후자였다.
그는 자신의 몸을 강철처럼 단련하여 KBO 리그 역사상 가장 완벽한 공격 시즌을 보냈던 괴물이었다. 이승엽이라는 거대한 태양과 맞서 싸우며, 그 자신도 태양만큼이나 뜨겁게 타올랐던 그의 2003년은, KBO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새겨진 전설이다.
소년장사, 헤라클레스가 되다
OB 베어스 시절, 그는 잠재력 넘치는 '소년장사'였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KBO 리그에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알린 선구자였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다져진 그의 몸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를 연상시켰고, 그의 방망이에서 나오는 타구의 질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2003년, 신들의 전쟁
그의 노력이 정점에서 폭발한 것은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은 2003년이었다. 그해, KBO 리그는 오직 두 명의 거인을 주목하고 있었다. 아시아 신기록에 도전하던 '국민타자' 이승엽, 그리고 그를 맹추격하던 '헤라클레스' 심정수. 두 선수가 매일같이 홈런포를 주고받는 홈런 레이스는 리그 전체를 들끓게 했다.
최종적으로 이승엽이 56홈런, 심정수가 53홈런을 기록하며 레이스는 끝났지만, 그해 시즌의 진정한 지배자는 심정수였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는 53개의 홈런을 치면서도 .335의 고타율과, .478이라는 경이로운 출루율(리그 1위)을 기록했다. 그의 OPS는 무려 1.198. 이는 타석에서 그가 얼마나 완벽하고 효율적인 지배자였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이카루스의 날개, 그리고 추락
2004년 시즌 후, 그는 당시 역대 최고액 FA 계약을 맺으며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그러나 영광은 길지 않았다. 그의 강철 같던 몸을 지탱해주던 무릎과 어깨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잦은 부상과 수술. 그는 다시는 헤라클레스의 위용을 되찾지 못했고, 결국 33세라는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가장 높이 날아올랐던 영웅의 너무나도 안타까운 추락이었다.
심정수의 커리어는 '만약'이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만약 그가 건강했다면, KBO의 홈런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지만 그의 커리어는 동시에 '기억'을 남겼다. 2003년, 그가 보여주었던 한 시즌의 완벽한 지배. 그것은 KBO 리그 역사상 가장 강렬했던 불꽃으로,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타오르고 있다.
주요 업적 및 수상 내역
한국시리즈 우승 4회 (1995, 2003, 2004, 2005)
KBO 골든글러브 3회 수상 (외야수 부문)
2003년 시즌 53홈런, 142타점, 타율 .335, 출루율 .478, 장타율 .720
KBO 통산 328 홈런, 1029 타점
KBO 출루율 1위 1회 (2003), 장타율 1위 1회 (2003), 볼넷 1위 2회
2007년 KBO 홈런왕, 타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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